터널 줄거리
《터널》은 무너진 터널 안에 홀로 갇힌 한 남자의 생존 이야기이자, 그를 둘러싼 사회의 민낯을 고발하는 재난 드라마입니다. 자동차 영업사원 정수(하정우)는 딸 생일 케이크를 사서 집으로 돌아가던 중 터널 붕괴 사고로 차량과 함께 갇히게 됩니다. 처음엔 구조될 거라는 희망을 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구조 작업은 점점 더딘 상황에 빠지고, 정수는 제한된 물과 음식, 점점 닳아가는 휴대폰 배터리로 생존을 이어갑니다.
정수는 절망과 외로움 속에서도 아내와 딸을 떠올리며 희망을 놓지 않고, 구조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직접 돌을 치우고 물을 모으며 하루하루를 버팁니다. 그러던 중 또 다른 생존자인 터널 보수 인부와 함께 서로를 의지하며 견디게 됩니다. 반면, 터널 밖에서는 구조 책임자인 구대장(오달수)이 진심으로 구조에 힘쓰지만 정부와 언론, 여론은 점차 이 사안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거나 무관심하게 대합니다.
정수의 아내 세현(배두나)은 남편의 생존을 끝까지 믿고 구조를 촉구하지만, 당국은 새로운 터널 공사를 강행하려 하며 정수의 존재는 점차 ‘불편한 존재’로 전락합니다. 끝내 구조된 정수의 모습은 단 한 명의 생명을 위해 우리가 얼마나 진심일 수 있는지를 되묻는 상징으로 마무리됩니다.
터널 출연배우 정보
터널의 중심에는 배우 하정우가 있습니다. 그는 거의 전 장면에서 홀로 출연하며, 제한된 공간 속에서 극한의 감정 변화를 실감 나게 연기합니다. 생존의 공포, 절망, 분노, 그리고 희망까지 다양한 감정을 절제된 연기로 표현하며 관객을 몰입하게 만듭니다.
정수의 아내 세현 역을 맡은 배두나는 사건을 대하는 가족의 입장을 현실적으로 그립니다. 단순히 구조만 기다리는 수동적인 인물이 아닌, 남편을 구하기 위해 목소리를 내고 행동하는 능동적 인물로 극에 설득력을 더합니다.
오달수는 구조대장 ‘구대장’ 역으로 등장해, 원칙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적인 구조 책임자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의 현실적인 연기는 긴장감을 완화하면서도 영화의 메시지를 정확히 전달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연출을 맡은 김성훈 감독은 이전 작품 《끝까지 간다》에서 보여준 밀도 높은 연출력을 이어가며, 재난이라는 장르에 인간 드라마를 덧입혔습니다. 그는 터널 내부와 외부, 정수와 세상의 대비를 섬세하게 조율하여 무겁지만 따뜻한 영화로 완성했습니다.
터널에서 보여주고 싶은 메시지
《터널》은 단순한 재난 영화가 아니라, 한 명의 생명을 구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사회의 민낯을 고발하는 작품입니다.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한 사람의 생명은 절대 작지 않다”는 것입니다. 터널에 갇힌 정수는 점차 세상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결국 국가 시스템은 그를 포기하려 합니다. 이때 영화는 인간 존엄성과 책임이라는 근본적인 가치에 대해 되묻습니다.
또한 정수의 생존은 철저히 '희망'에 근거합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딸과 아내를 떠올리며 스스로를 지키고,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며 버팁니다. 인간이 가진 본능적인 생존 의지와 가족에 대한 애정은 극한 상황 속에서도 삶을 지탱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세현은 남편이 살아 있다고 믿고 끊임없이 외부와 싸웁니다. 가족이란 존재가 누군가의 생존 의지를 북돋고, 또 사회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원천이라는 점에서 영화는 가족이라는 공동체의 역할도 강조합니다.
마지막으로 영화는 관객에게 묻습니다.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우리는 얼마만큼을 감내할 수 있을까?’ 효율성과 경제성 뒤에 가려진 무관심과 냉정함을 해부하며, 관객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지녔습니다.